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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우리가 왜 사람을 뽑지?

유진호 2014. 3. 6. 01:48

이런글 우연하게 페북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이른바 ‘선배의 조언이야, 현실은...’하면서 시작되는 ‘조언 시리즈'들중 하나입니다. 처음에는 가슴이 아팠지만 이 글에서 우리는 몇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첫째, 우리 사회의 인사과에 일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인재가 있는 곳'에 대한 편견은 굉장히 실제와 거리가 있고 현대 인재개발의 성공사례와는 아주 거리가 있다라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이런 이야기를 듣는데 나도 모르게 빨려들고 있었다는 거죠. “그래, 그거야~”라고 말이죠. 그만큼 설득력이 있다고 느낀것입니다.  


물론 몇 가지 세부 조언들에 대해서는 ‘맞는 말이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전체 맥락에서 보건데 문제점들이 더 많아 보였습니다. 특히 먹고 살려면 닥치고 이대로 따라야 한다라는 식의 조언은 자칫 잘못하면 더 큰 편견을 사실로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좀 길게 글을 써봅니다.  


최근에 최신 인사에 대한 원리 몇가지들을  이 강의들을 통해 저는 배웠습니다. 그 중에 특별히 두가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첫째, “개인의 역량은 안 변한다”. 두번째, “적재적소에 사람을 두려면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를 알아야 한다” 입니다.


첫번째 원리의 의미는 어떤 사람이라도 자신이 잘 못하는 분야에 사람을 가져다 놓으면 공부나 수련을 해도 못한다는 겁니다. 김연아의 폐활량과 지구력이 좋다고 해도 김연아가 수영을 배운다 하더라고 다음해에 수영 국가대표선수로 뛸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두번째는  자리의 본질이 어떤 자리이냐는 겁니다. 예컨데 주민센터에서 일할 공무원을 뽑는경우 비판의식이 강한 사람보다는 현장에서 문제해결하고 사람들간의 갈등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공학 연구소에서는 깊이 자신의 연구에 빠져들어서 건설적인 토론과 비판을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언론인은 비판적으로 모든 사안들을 둘러보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페이스북에 올라온 조언글 과 이 두가지 원리를 비교해보면 어떤가요? 우선 문과 분야 특정학교들에 대한 선호와 영어점수 필터링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지나치게 지원자수가 많아서입니다. 그런데 위의 두 가지 원리를 놓고 한번 비판해봅시다. 첫째로 그 자리에 맞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다라는 것을 학교와 영어점수만으로 보장할 수 있을까요? 학교와 영어점수로 정리하면 손쉽게 많은 이력서를 털어버릴 수 있습니다만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왜 그 사람들을 뽑아서 쓸 부서에서 필요한 지식들을 가지고 사람들을 걸러내지 않을까요?


 “사랑하지 않으면 떠나라"라는 책의 저자 차드파울러는 인도에 소프트웨어 개발센터를 설립할 때 지나치게 많은 이력서가 오자 이력서에서 ‘스몰토크'가 있는 이력서만 뽑았습니다. 그 이유는 스몰토크라는 객체지향의 시조새급(?)도구에서 격은 동적구조를 이해한다면 단순히 Java만 아는 개발자들과 달리 더 나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뽑을 것이라는 기대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많은 이력서를 추렸을 뿐 아니라 좋은 사람들을 뽑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왜 사람들이 현장에서 일할 때 필요한 ‘지식'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이용해서 사람을 뽑지 않으려고 합니까?


둘째로 어떤 사람을 뽑을 때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가 먼저 결정이 되어야 합니다. 인사일을 하시는 여러분은 각 부서에서 뽑아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일할 자리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어떤 성향의 사람들이 각 현장에서 필요한지 조사가 되었나요? 예컨데 감사직에 지나치게 ‘낙관적'인 사람이 들어와 있다면 사안을 비판적으로 보기 힘듭니다. 경영기획부서에 지나치게 ‘비판적'인 사람이 다른 동료들을 비난만하고 있다면 무슨일이 벌어질까요? 만약에 특정 부서에 지나치게 한쪽 학교 학맥만 가득하게 된다면 특정 임원이나 관리자 한사람이 이직하면 그 부서가 통째로 이직을 해버릴 수도 있습니다. 혹은 새로운 혁신을 시도하기가 힘들 수도 있죠.


이렇게 비춰보면 ‘학교와 영어점수'에 의한 필터링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잣대인지 바로 나옵니다. 비 과학적인 인사관리를 계속 유지하는 한 한국의 기업과 조직은 병이 들게 됩니다. 이런 방식은 아주 손쉽게 사람들을 걸러내겠지만 동시에 어마어마한 인재들도 버려지게 되고 엉뚱한 곳에 인재를 보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엉뚱한 인재들을 길러내라고 학교에 사인을 주는 것입니다.


역사는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조선은 유학을 국교로 삼고 유학자를 500년간 길러냈습니다. 하지만 그 유교는 오로지 성리학만이었고 발전된 양명학등을 무시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빌미해 권력 투쟁의 도구로 이용되었습니다. 결국에는 선비가 해서 안되는 비리인 매관매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에는 이 양반들은 일본에 나라를 넘기고 그들이 내리는 작위를 받고 희희낙낙했죠. 3.1만세운동의 민족대표 33인중에 유학자 단 한사람도 없었다는 것, 나라를 잃자마자 사람들은 되찾은 나라는  ‘공화국'이어야 한다고 했지 ‘왕정'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왜 이런일이 벌어진것일까요? 사람을 쓰는데 직무 지식을 안봤습니다. 도덕적인 문제가 있는지 검증을 할 수 있는 방법 또한 부족했습니다. 신분제와 지역차별로(함경도 지방) 널리 있는 인재들을 두루 쓰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때에는 매관매직까지 했으니 제 정신 가진 사람이 관료로 등용되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조병갑같은 똘아이들이 목민관으로 가서 빼먹다가 농민들이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이 똘아이들은 그 해결책으로 농민을 돌보는게 아니라 외국 군대를 들여와서 진압하려다가 나라를 빼았겼습니다. 이때는 이미 제 정신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요약하자면 사람을 골라 쓰는데 그 사람이 들어가서 일하게 될 일에 대한 전문분야가 무엇인지 성향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분야에  맞는 사람들을 두루 넓게 뽑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과거에 어떤 선택들을 주로 해왔는지도 인터뷰 중에 파악해야 합니다. 이런 방식이 아닌 단순 필터링은 똘아이들(Ashhole)을 인재라고 뽑을 수도 있는 거대한 구멍을 만들어냅니다.


인재는 언제 어디에 있을지 모릅니다. 특별히 지금 대한민국에는 사람이 유일한 자원입니다. 단 한 사람의 능력도 버려져서는 안됩니다. 좀 귀찮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이렇게 해야 우리의 기업들이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냥 사람 수 채우려고 사람 뽑는게 아니지 않습니까?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 방문객:정현종”




p.s:그래도 이 글은 정직하게 조언을 하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몇몇 이야기는 실제 저도 후배들에게 선택지로 알려주던 이야기들이었고요. 다만 독소는 빼야 겠다라는 생각에 이렇게 들을 씁니다. 오히려 정직하게 자신들의 민낮을 드러내준 저자가 고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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