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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tware construction

공정거래란 한국에선 없다.

유진호 2009. 2. 7. 18:02

  요즘 참 별일도 많습니다. 대통령 때문에도 미치겠는데....


 

SK컴즈 싸이월드 스케치판 복제사건


 우선 해당 일의 가장 마음이 상하셨을꺼 같은 한석님이 걱정되었습니다. (나름 친분이 있는지라....) 그러나 이런 사건이 그저 늘 있을 수 있는 일이 되버린 한국사회, 이게 더 문제가 되겠더군요. 


 무언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정작 이윤을 취할 때 쯤 강자가 와서 그 아이디어를 그대로 만들어 내는 사람을 어찌해야 할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야 실용화 하는 사람이 그 열매를 가져가는 것이 사실 문제가 되겠습니까. 하지만 이번 사건은 좀 다릅니다.


 먼저 처음 스케치판 서비스를 시작하고 나서 아직 큰 상업적으로 홍보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 서비스는 원래 소프트뱅크 코리아 미디어랩에서 리트머스 지원프로그램으로 지원하던 서비스였지요. 미디어랩 소장이신 한석님은 SK컴즈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제안을 하셨었습니다. 그런데 전혀 상대방은 모른체 SK컴즈는 비슷한 서비스를 출시해버렸습니다. 아이디어만 대충 훔쳐가서 만든것이지요.


 어제부터 분통이 터져서 정말 답답했습니다. 이러니 누가 한국에서 새로운 벤처를 만들고 사업을 벌리겠습니까? 최소한의 양심도 없이 이제 시작하는 구멍가게의 앞길만 막다가 정작 해외 자본들에게는 살살대는 재벌들의 행태에 이젠 할 말을 잊습니다.

오래전부터 신기술 제품을 하나 준비하고 있는 저로서는 참 답답한 노릇입니다. 사실 Software쪽 발명이 다른 것에 비하면 그 준비기간이 비교적 짧고 노력도 적게 드는 편이기에 가장 빨리 현실화 되는데, 이러면 누가 앞으로 한국에서 Software로 돈을 벌려할까요?

 

게임은 불법복제에, OS나 DBMS는 외국회사들과 경쟁에, Office는 국가 표준인 덕에 겨우 팔아먹고 있고 보안업계는 자기들끼리 출혈경쟁하고 있습니다. 이게 아니면 노동력 착취를 이용한 SI나 커지지 않겠습니까? 결국 다 같이 망하는 것인데 말입니다.

 

 재벌들이든 누구든 재물의 '격'을 지켜주세요. 이 '격'을 안지키고 자꾸 얕게얕게 눈앞의 이익만 취하다가 여러분 스스로 쌓아 올린 기반조차 무너질 수 있답니다. 그 다음엔 어디 가시려 합니까? Wall-E에게 청소 맡기고 우주로 가시려구요?


 이 기회에 저는 한국에서는 사업을 안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무조건 일본이나 싱가포르에서 비밀리에 시작해서 커지면 재벌들과 협상하는 식으로 한국에 들어오는 방식을 취해야 하겠네요. 한국 사람들 취직 시키고 싶으면 아예 이주시켜서 보호해주는게 그 개인으로도 더 나은 방법이겠네요.

 예전 모 벤처캐피탈에 기술 데모를 하고 나서 그곳 엔젤이 저에게 물어 보던 것이 생각나더군요. "혹시 이거 삼성이 만들면 얼마만에 만들 수 있을까?" 온갖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갔지요.

 모든 Software 업계 종사자 분들은 한번 잘 생각해보세요. 작고 잽싼 조직을 움직일 수도 이윤을 취할 수도 없는 한국사회에서 작으면 곧 죽는 다는 것을.....

 

 80년대 'W이론을 만들자'를 쓰셨던 이면우 교수님의 얼굴이 참 떠오르는 순간입니다. 언제 한국인들은  자신도 싫어하지만 정작 부시지 못한 저 부조리라는 틀을 깰까요? 틀을 깨려는 시도를 하면 그 이를 잡아 바위에 짓이겨 죽이는 저 우악스런 이들은 언제쯤 사라질까요? 그 부조리에 기대어 먹고 사는 이들이 없어져야 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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