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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tware construction/Agile development

BoardMan 작업 회고

유진호 2012. 4. 3. 01:52





저는 작년 말에
Boardman이라는 앱을 앱스토어에 올렸습니다. 이 앱은 화이트보드 사진을 찍어주는 앱입니다. 그냥 사진을 찍는 거면 카메라 앱이 있는데 왜 만드나 하실 겁니다. 바로 아래 그림과 같은 효과를 내주는 앱이지요.



이 앱을 만들게 된 동기는 이렇습니다. 보통 그림을 그려서 설명하고 설계하는 software engineer는 화이트보드를 끼고 살지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기록으로 남아서 정리가 되질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제가 일하던 직장에 전자칠판이 몇개 있긴 했지만 이것이 늘 제가 쓸 수는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러다가 camera calibration으로 유명한 Zhengyu Zhang의 논문을 발견했습니다. 한번 짜보자 싶어서 가볍게 python script상에서 open computer vision library를 이용해서 한번 간단하게 작성을 해봤습니다.결과가 슬슬 나오자 가끔씩 디카로 찍어서 변환을 하곤 했죠. 이 때 까지는 오로지 Python script였습니다. 이 때쯤 솔직히 핸드폰에 넣어볼까 말까 하는 생각을 했지요.


그러던 중, 최초의 아이폰 발표를 온라인으로 보고 '이거다'했습니다. 잡스옹의 손에 있는 저 작은 물건이 뭔가 대단한 일을 만들것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드디어 애플말고 개인이 앱을 올릴 수 있는 앱스토어가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아이폰을 쓸수가 없어서 손을 빨다가 드디어 맥을 사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때까지도 시뮬레이터만 눌러보는 상황이었습니다.


드디어 아이폰이 출시 되자 바로 구매해서 실제 장비에 올라가던 프로그램을 보니 기뻤습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이 났습니다. 그러나 바쁜 회사 일정에 쫓기다보니 생각보다 진도가 안나갔습니다. 조바심만 늘어갔었지요. 그러다 Rework의 ‘가르침'인 ‘초기에는 세부사항을 잊어라'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온갖 쓸데 없는 기능을 최대한 없앴습니다.

처음 아이콘을 디자인하기 위해  손놨던 타블릿도 꺼내고, Drawing tool도 오래간만에 써봤습니다. 이러한 과정들 하나하나가 매우 즐겁고 보람된 과정이었지요. 마케팅 전략도 세워보고 실제 물건이 팔리는 것을 보고 소름도 돋아봤습니다. 

자, 역사(?)는 이만큼 이야기 하고 실제 제가 이 제품을 만들고 팔아보고 나서 느낀 것들을 한번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이제는 어느정도 이 제품의 갈 길을 결정을 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에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는가? 

처음 이 작업을 하기 위해 기술적으로는 앱 개발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다른 일들이었지요. 실제 팔만한 제품을 만들다 보니 design, marketing등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요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Design은 User eXperience를 포함하는 과정의 디자인을 해야 했는데 이것을 혼자 감당하다보니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Paper prototyping등도 해보았지만 이것을 구현할만한 실력도 아직 안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Marketing의 경우 SNS와 지인들을 통해 진행했는데 그리 좋은 성적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실제 처음 가격은 1.99$였다가  진행하다가 판매율량 저조해서 잠시 무료로 풀었는데 매우 판매량이 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0.99$로 가니 판매량은 떨어졌고 지금은 iAD를 붙였습니다. 하지만 한개의 앱에 광고를 붙인다고, 특히 iAD, 그렇게 많은 수익을 주지 못했습니다.

고객지원을 하기 위해 wordpress에 blog를 열었습니다. ( http://ideabywindow.wordpress.com/ ) 마치 분위기는 어디 영어권에서 좀 컨설팅좀 하시는 분(?)처럼 사기를 치는 분위기였지만 뭐 빈 깡통인건 조금만 보면 티가 나죠. 하지만 의외로 어떤 일을 하기 위해 거대한 호스팅을 하거나 도메인을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 앱이 보여준 가장 큰 소득은 저에게 iOS개발 능력이 있다는 증거(?)가 되었습니다. 실제 이직에도 도움이 되었지요. 그런면에서는 매우 좋은 제품이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어떻게 느끼는가?

무려 거의 4년에 걸쳐서 좌충우돌을 했지만 정작 가장 큰 변화는 마지막 3~4개월 내에 일어났습니다. 그 당시 다니던 회사가 어려워짐으로 무언가 내가 이 상황을 타개할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무언가 절박함이 생기니 밤에 늦게 까지 무언가 하게 되더군요. 그 때 저 역시 ‘긴급성 중독'환자라고 느꼈습니다.

도와줄 사람을 반드시 찾자’라는 것을 이 때 깨달았습니다. 비록 1인 기업처럼 시작을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일을 따오는게 아니라 상품을 만들어 내놓으려면 1사람으로는 절대 안되었습니다. 최소한 Designer, Marketer가 한명씩은 필요합니다. Marketer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Engineer나 Designer가 못 보는 부분을 보는데 제일 뛰어나고요 최소 세 사람의 관점이 모이려면 그만큼 균형이 맞을 수 밖에 없겠더라고요.

그래도 가보니 알겠더라고요, 이 모든 일을. 제가 뭔가 하나라도 올려보지 않았다면 앱스토어의 판매 전략세우기, iAD설정 때문에 애플과 메일로 싸우기, 어설프지만 고객 응대용 웹페이지 만들기, SNS로 홍보하기등 하나도 못해보고 그냥 ‘썰'만 풀었겠지요.

그리고 이 제품은 이른바 ‘Computational photography’의 가능성을 보여준 앱이었습니다. 단순한 이미지 처리가 아니라  매우 복잡한 수준의 첨단 Computer vision 알고리즘을 통해 향상된 영상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computer vision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를 어떻게 세상에 보여줘야 하는 지를 알아보는 좋은 시도가 되었다 생각합니다. 


어떤 교훈을 얻었는가?

장기적으로 2년 내내 update한다 생각하고 1달 단위로 꾸준히 upgrade를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한 술에 배부를 수도 없고 실제 꾸준한 사용자들의 경험 축적이 시행착오를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절대 큰 돈 벌기 위해 앱을 만드는 일은 무리였습니다. 많은 기능들을 개발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비용을 얻는 다는 것이지요. 1인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미 조바심이 매우 심해져서 망상에 빠지기까지 했습니다. 이젠 빠져나왔어요. ^^

최근에 AARRR과 같은 matric을 통해서 실제 수정사항이 어떻게 매출이나 사용자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지 테스트를 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이걸 미리 알았다면 한번 시도해보는건데 하는 생각을 합니다.


미래에 해볼 것은?

몇 가지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동료 확보: 혼자는 너무 힘들어요....
  • Storyboard를 통해 다양한 UI를 만들어 보기
  • Algorithm향상 시키기
  • 추천 들어왔던 여러 기능들 미리 Prototype만들어 테스트 해보기
  • AARRR등의 분석을 통해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요소는 무엇인지  실험해보고 이를 꾸준히 이어가기


약 3개월 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5가지 해볼 일들 중에 단 1개만 시도해서 결론을 봤으면 합니다. 이건 3개월 후에 적어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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